문화생활/요리

[한식조리기능사 필기 9차시] 한식 발효식품 완전정리 (장류·김치·젓갈의 미생물과 발효 원리)

infoseoul 2026. 6. 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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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왜 시간이 지나면 시어지는 거예요? 메주에 있는 곰팡이가 다 좋은 건가요? 젓갈은 어떻게 발효되는 거죠?

한식의 정체성은 발효에 있어요. 장류·김치·젓갈이 한식 식단의 큰 축이고, 시험에서도 매 회차 4~6문제씩 발효 식품 관련 문제가 출제됩니다. 이번 편은 한식 시리즈 이론편의 여섯 번째예요.

발효란 무엇인가

발효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서 새로운 성분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에요. 한식에서는 곰팡이·효모·유산균·아세트산균이 식품의 맛·향·보존성을 바꿉니다. 같은 과정이라도 우리에게 이로운 결과면 발효, 해로운 결과면 부패라고 부르는 거예요.

발효 식품의 공통 특징은 이렇습니다. 첫째,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유기산·당이 생기면서 감칠맛이 강해져요. 둘째, 보존성이 길어집니다.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산과 알코올이 다른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에요. 셋째, 소화 흡수율이 높아져요. 거대 분자가 미생물의 효소로 미리 분해되니까 사람의 소화 부담이 줄어듭니다.

메주 — 한국 장류의 출발점

한국의 장류(간장·된장·고추장)는 모두 메주에서 시작해요. 메주는 콩을 삶아 으깬 다음 덩어리로 만들어 띄운 거예요. 띄우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자라면서 메주가 발효됩니다.

메주에 자라는 주요 미생물은 이렇습니다.

미생물 역할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 (황국균) 단백질·전분 분해 효소 생산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고초균) 단백질 분해, 청국장 특유의 끈적임 형성
효모 알코올 발효로 향 성분 형성
젖산균 유기산 생성으로 잡균 억제

이 미생물들이 콩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면서 글루탐산을 만들어내고, 이게 바로 장류의 감칠맛이 되는 거예요. 시험에서 "한국 장류 발효의 주요 미생물은?" 하고 묻는 문제는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가 정답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전통 장 담그기 흐름

콩 → 삶기 → 메주 만들기 → 띄우기 (1~2개월)
                                    ↓
                          소금물에 담그기 (2~3개월)
                                    ↓
                          액체 = 간장 ← 분리 → 건더기 = 된장

한 통의 항아리에서 간장과 된장이 동시에 나오는 게 한국 장의 특징이에요. 분리된 간장은 다시 달여서 농축하고, 된장은 따로 숙성해서 완성합니다.

장 담그는 시기는 음력 정월(양력 2월)이 전통적으로 가장 좋다고 해요. 기온이 낮아서 잡균이 번식하지 못하고 천천히 발효되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장 담그는 날"을 따로 길일로 골랐던 이유고요.

김치의 발효 — 유산균이 주인공

김치 발효는 유산균(젖산균)이 주도해요. 배추·무에 있는 당분을 유산균이 분해해서 젖산·아세트산·이산화탄소를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김치 특유의 시큼한 맛과 톡 쏘는 탄산감이 형성돼요.

김치 발효의 주요 유산균은 단계마다 달라요.

  • 초기 — 류코노스톡 (Leuconostoc mesenteroides), 톡 쏘는 시원한 맛
  • 중기 —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Lactobacillus plantarum), 깊은 신맛
  • 말기 — 페디오코쿠스 (Pediococcus), 강한 산도

김치가 가장 맛있는 시점은 류코노스톡이 우세할 때예요. 이 시기에는 산도가 적당하고 탄산감이 살아 있어서 시원한 맛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락토바실러스가 늘어나면서 신맛이 강해지고, 결국 묵은지가 되는 거예요.

김치 발효 조건

김치를 적당한 시점에 잘 익게 하려면 온도와 소금 농도가 핵심이에요.

온도 발효 속도 결과
25도 이상 매우 빠름 하루 만에 신맛, 잡균 위험
15~20도 중간 2~3일에 적당히 익음
5도 내외 느림 2~3주에 걸쳐 깊은 맛
0~-1도 매우 느림 김치냉장고 보관 적정

김치냉장고가 0~-1도 부근을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발효는 천천히 진행되면서 가장 맛있는 시점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온도가 이 구간입니다.

배추 절임에 쓰는 소금 농도는 보통 10~15%예요. 너무 낮으면 잡균이 번식하고, 너무 높으면 유산균까지 죽어서 발효가 안 됩니다. 한식 실기 배추김치에서 절임 시간(보통 2시간 내외)이 정해져 있는 것도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예요.

김치의 종류

분류 대표 김치
통배추김치 배추를 통째로 절여 양념 → 가장 일반적
백김치 고춧가루 없이 담근 흰색 김치
물김치 국물 많은 김치 (열무·동치미)
깍두기 무를 깍둑썰어 양념
오이소박이 오이에 칼집 내고 부추소 채워 담금
갓김치 갓을 양념해 담근 김치 (남도)

한식 실기에서는 배추김치와 오이소박이가 출제 풀에 들어 있어요. 둘 다 시간 안에 절임·헹굼·양념·버무림까지 마쳐야 하는 작품입니다.

젓갈 — 단백질 발효의 정수

젓갈은 어패류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음식이에요. 소금 농도가 20~30%로 매우 높아서, 잡균은 죽고 호염성 세균과 효모만 작용해서 천천히 분해됩니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지방이 유리지방산으로 분해되면서 강한 감칠맛과 향이 만들어져요. 시험에 자주 나오는 젓갈 종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종류 원료 한식 용도
새우젓 새우 김치 양념, 두부젓국찌개, 돼지 수육
멸치액젓 멸치 김치 양념, 무침, 국
까나리액젓 까나리 김치 양념, 무침
명란젓 명태 알 반찬, 찌개
오징어젓 오징어 반찬, 무침

새우젓은 잡은 시기에 따라 이름이 달라져요. 5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게 오젓, 6월이 육젓, 가을이 추젓입니다. 그중 6월 육젓이 알이 통통하고 감칠맛이 가장 진해서 김장 김치에 최고로 칩니다.

식초의 발효

식초도 발효 식품이에요. 두 단계 발효를 거칩니다. 먼저 효모가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고, 그다음 아세트산균(아세토박터)이 알코올을 아세트산으로 산화시켜요. 그래서 양조식초는 술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현미식초·사과식초·감식초처럼 원료가 다양한데, 모두 같은 원리예요. 원료의 당이 알코올을 거쳐 산이 되는 흐름이 같습니다.

발효와 부패의 경계

같은 미생물의 활동인데 발효와 부패는 결과가 정반대예요. 시험에 자주 나오는 구분 기준은 이렇습니다.

  • 발효 — 인간에게 이로운 결과 (식품·약 등), 주로 유산균·효모·곰팡이
  • 부패 — 인간에게 해로운 결과 (악취·독성), 주로 부패균
  • 관여 기질 — 발효는 주로 탄수화물, 부패는 주로 단백질
  • 산소 조건 — 발효는 혐기 또는 미호기, 부패는 호기성이 많음

김치가 너무 오래 시면 어느 시점부터는 발효가 아니라 부패에 가까워져요. 그래서 묵은지도 너무 시면 식용으로 부적합해집니다. 일반적인 산도(pH) 기준으로 4.0 이하면 발효 상태, 그 이상으로 다시 올라가면 부패 의심입니다.

이번 편 요약

  • 한국 장류의 시작은 메주, 주요 미생물은 아스페르길루스 오리제(황국균)
  • 장 담그기 전통 시기는 음력 정월 (잡균 적은 추위)
  • 김치 발효는 유산균 주도 — 초기 류코노스톡 → 후기 락토바실러스
  • 김치 적정 발효 온도 15~20도, 적정 보관 0~-1도 (김치냉장고)
  • 배추 절임 소금 농도 10~15%, 너무 낮거나 높으면 발효 실패
  • 젓갈은 20~30% 고염 발효, 새우젓 6월 육젓이 최상
  • 식초는 효모→아세트산균의 2단계 발효
  • 발효 vs 부패는 결과에 따른 인간 기준 구분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한식 조리의 기본 5법(밥·국·찜·구이·전·조림·볶음·생채·숙채 등)을 한 번에 정리할 거예요. 각 조리법의 원리와 한식 실기 작품이 어떤 5법에 속하는지, 그리고 가열·비가열 조리의 영양 변화까지 한 편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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